나의 이야기

십대가묻고~ 살아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늘충고 2015. 7. 1. 18:34

살아있는 세계문학이야기

쑨허  나진희  조규형  
출판사 글담   발간일 2015.05.10
책소개 “세계문학, 왜 이제는 필수로 읽어야 할까요?” 묻고 답하는 생생한 토론식 수업으로, 문학 읽기의 ...

학창시절 한때 시()에 대해 알고 싶어 몇몇 시인들이 쓴 나의 자작시 해설시리즈를 독파한 일을 기억한다. 세계문학이란 테두리 속으로 들어가면 더더욱 궁금한 점이 많았었는데 마침 아주 반갑게 읽을 책이 눈앞에 보였다. <10대가 묻고 18명의 문학가가 답하는 살아있는 세계문학 이야기>, 글담출판사는 이런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10대 청소년들에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책으로 여겨졌다.

10대와 같은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목차와 관계없이 9장의 괴테 선생님을 먼저 만났다. 다음은 건너 뛰어 위고 선생님’, 그 뒤를 이어 그리스 비극의 완성자 오이디푸스 왕소포클레스 선생님’, 불멸의 고전 신곡단테 선생님을 읽어 나갔다. 이렇게 읽어도 뜻이 통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강의마다 소설보다 흥미롭고 위인전보다 감동적이다. 청소년 독자들과 함께 세계적 문호들을 초청한 수업 현장 속으로 매번 들어가는 착각을 느끼도록 생동감 있는 구성이 멋지고 독특하다.

우선 목차 앞의 등장인물 소개도 어릴 적 탐정소설을 보듯 특별했다. 18강까지의 수업에 임할 때마다 TV강연 100C’ 녹화현장에 톨스토이나 셰익스피어를 직접 만나는 듯한 흥분을 맛보았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18명의 세계적인 문학가들은 자신이 남긴 작품을 통해 그들이 말하고자 했던 핵심 주제들을 현장감 있게 차례로 강의한다. 이 책만의 특징적인 구성이 책을 읽어 가는데 지루함을 덜고 흥미를 더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차례로 등장하는 총 18명의 문호들과 11로 상담을 주고받듯 문답을 이어가는 수업에서 현장감과 진솔함이 느껴졌다.

나는 책 속의 주인공인 유나, 적극적인 발언을 거듭하는 형민’, ‘성진’, ‘주영학생들이 배우러 온 학생신분을 넘어 문호들의 사상, 작품내용을 훤히 꿰고 있는 전문 패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 자신도 그중 한 사람이 되기도 했다. 소설 속 스토리만 읽고 끝나는 수업이 아니었다. 톨스토이 같으면 처녀작이 무엇이고 어떤 기법을 썼으며, 그의 전쟁과 평화599명의 방대한 인물이 나오는 방대한 구조인데 강력한 문학적 기교가 펼쳐진다는 등 그 시대 배경과 작가의 사상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설명해 준다.

저자는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 아시아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타고르, 최근까지 살았던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동서양 문학가들의 삶과 명작들을 재조명했다. 문학가들로부터 직접 듣는 강의 같은 구성 때문에 그들이 전하는 작품들을 단시간에 폭넓고 선명하게 파악하도록 도와주기에 깊은 여운과 깨달음이 오래 가슴에 남는다. 나는 다음에 시간을 내어 한 번 더 차분하게 읽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고전 공부는 절실하게 필요한 독서분야이다. 단 한 권의 세계문학 지침서를 원한다면 나는 바로 이 책을 권한다.

그리스 비극의 완성자라 칭송받는 오이디푸스 왕의 소포클레스, 많은 성인들이 말로만 듣던 ‘4대 비극의 세계 최고 극작가 셰익스피어를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색다른 재미 중 재미다. 또한, 몰리에르의 동 쥐앙, 바이런의 돈 주안이 각각 어떤 관점에서 작품으로 달리 그려졌는지 앞뒤로 펼치며 비교해 살펴보는 것도 유익한 학습이고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다.

이 책의 목차로 보면 18명의 작가가 등장하지만 그들이 안내하는 작품은 훨씬 더 다양하고 광범하게 다룬다고 생각하면 대충 정확한 추측이다. 그 예로써 발자크는 주요 작품 고리오 영감외에 인간희극의 작품해설을,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외에도파우스트에 대해서도 열정적인 강의를 한다.

이 책은 뛰어난 세계문학작품들을 모아 단순히 작품 자체만을 조명했다기보다 기원 전 작가에서부터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시대정신을 다각도로 보여주려고 애쓴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우리 생활과 연결된 고민들이 주제로 다뤄지기 때문에 ‘10대 맞춤 세계문학 교양서로써 청소년들이 이해하기가 아주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