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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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쓴 아버지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자의 눈으로 본 아버지이야기라서 더욱 읽고 싶었다. 시인의 아버지는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도 이런 독창적인 책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슬프지만 강한 아버지의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고통 속의 아버지한테서 평안과 기쁨을 발견했다. 그는 아버지를 내세워 지금까지의 자신의 일대기를 써내려갔다. 시래기, 연탄 한 장, 유모차, 일기검사 …자신이 쓰던 생활의 분신에서 아버지를 회상한 대목들이 감명을 준다. “슬픔마저 축복이었던 세월”의 힘든 생활 속에서도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고마워한다.
다소 연대의 차이는 있지만 이 책에는 내가 살아왔던 옛 추억과도 군데군데 겹친다. 어린 시절 우리 또래들도 겪었고 재미있어 했던 사건이나 사물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살기는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지난날 어린 추억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 것이 이 책의 특별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 어머니를 떠올리는 글은 자주 보았다. 하지만 이처럼 돌아가신 평범한 아버지를 주제로, 아버지께 고마워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책을 대하게 된 것은 나로서는 처음이다. 간접적으로나마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학교나 동네 그리고 가정에서, 일거수일투족을 통해 고마운 그의 아버지를 보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어떤 장점을 읽었는가. 아버지의 고마움을 느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자문하게 된다. 반면에 지금 내가 자녀의 눈에 어떤 아버지로 비쳐질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좀 더 아비의 임무를 잘 수행해야지, 한번 제대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지, 아비로서 자식을 더 정성껏 키워야지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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