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

늘충고 2013. 7. 22. 12:21

우리는 고시촌에 산다

문부일  
출판사 시공사(단행본)   발간일 2013.05.25
책소개 어제 그리고 오늘을 이겨 내고 내일을 꿈꾸는 고시촌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 사...

책이름만 보고 남녀노소 고시준비생들의 구구절절한 희로애락이 중심인 소설로 기대했다. 실제는 고시촌 식당집 아이의 눈으로 본 그 동네 이야기. 일단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퉁바리, 먼산바라기, 토악질, 셔틀 같은 낱말의 뜻을 찾아보고 확실히 알게 되었다.

‘퉁바리’는 퉁=퉁명스런 핀잔. ‘먼산바라기’는 1. 먼 곳만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또는 늘 그런 사람. 2. 한눈을 파는 짓. ‘토악질하다’는 1. 먹은 것을 게워 내다. 2. (비유적으로) 남의 재물을 부당하게 빼앗거나 받았다가 도로 내어놓다. ‘셔틀’은 쉽게 말해 심부름꾼. 정확하게 말하면 힘센 학생들의 강요에 의해 심부름 해주는 것을 셔틀이라 하는데. ‘시험 셔틀’, ‘빵 셔틀’ 등으로 쓰인다. 소금을 떨어트려서(‘떨어뜨리다’와 ‘떨어트리다’ 둘 다 표준어임을 이번 기회에 알았다.)

그밖에 재미있는 표현. /고시는 고통스러운 시험의 준말 같다./ 이쯤 되면 ‘고시촌’은 ‘고생촌’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까칠박은 청소년을 ‘청소하는 소년’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응원까지 지면 모든 것이 꼴등이라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기껏해야 출석을 부를 때 대답하려고 가는 것처럼 학교생활이 무의미하다./ 아줌마는 주머니에서 성적표를 꺼냈다. 점심에 먹은 잡채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학교, 집, 동네어디를 가든지 그놈의 공부, 점수, 합격, 1등 이런 단어만 널려 넌덜머리가 났다. 휴지로 내 귀를 막고 초강력 테이프로 단단히 붙여버리고 싶었다./ 아저씨는 말이 없었다. 먼저 입을 열면 지는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어봐서 젊은이들한테 해 줄 말이 뱃살만큼 쌓여 있어요./

상상이 실감나지 않는 부분. /밥통에 밥이 없었다. 군데군데 붙어있는 밥풀에는 초록색 곰팡이가 피기 시작해 옅은 쉰내가 풍겼다./ (곰팡이가 필 정도면 악취가 나야 적절하지 않을까.) /아빠는 식당에서 3년이나 일했으면서 가장 기초적인 밥도 할 줄 몰랐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화자인 초등 6년생 주인공이 아닌 어른의 시각에서 본 표현?- /밥할 건데 물은 얼마나 넣어야 해?” “손등 중간까지 물이 올라오면 돼.”/ (취사버튼을 눌렀다면 물높이 눈금도 있는 전기밥솥 시대 이야기인데 이건 구시대적 경험 아닌가?) “D반에 왔으니까 더 열심히 공부해. 힘들게 뒷바라지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해라.” 선생님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군대에 온 것도 아닌데 왜 부모님을 생각해야 할까./ (초등학생이 군대를 떠올린다는 것?)/ 5시가 조금 넘었다. 어깨가 쑤시고 배가 고팠다.(초등생의 어깨 쑤신다는 표현?) ‘퇴공’하는 고시생들이 고시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사전적인 원래 퇴공의 뜻은 <불교>에서 부처 앞에 공양하였던 물건을 물림. 또는 그런 일. 여기서는 공부를 마친다는 뜻으로 쓰인 걸로 짐작된다. 그러나 신세대가 아니라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