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명로진 지음 <남자의 교과서>를 읽고

늘충고 2013. 5. 21. 11:44

남자의 교과서

명로진  
출판사 퍼플카우   발간일 2013.04.05

명로진 지음 <남자의 교과서>를 읽고

 

출판사의 서평만 읽어보면 너무 딱딱한 교과서 같은 느낌이 난다. 차라리 목차를 훑다 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짐작이 간다. 나는 읽을거리가 너무 많다싶어 중간에 아무데나 펼쳤다. <잔소리:>란 대문짝만한 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밑에는 ‘듣는 사람이 없는데 혼자서 늘어놓는 말. 특히 50대 여자들의 잔소리는……누구도 어떤 방법으로도 멈출 수 없다.’ 라는, 요즘 유행하는 개그프로의 ‘현대레알사전’인가 에서처럼 풀이가 참으로 재미있다. 맨 아래쪽에는 유의사항으로 ‘흘려듣는 것을 들키면 상황이 악화되어 잔소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경고가 흥미를 더한다. 알고 보니 ‘잔소리는 그냥 들어주는 것이 최선’이 소제목이었다. 그 아래에는 새뮤얼 버틀러의 “강도는 목숨이나 돈 중에서 하나를 요구하지만, 여자는 둘 다 요구한다.”란 명언을 덧붙였다. 본문을 읽어보면 <남자의 교과서>란 책 제목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20년 경력의 배우라서 얼굴은 본적이 있는듯 하다. 하지만 바로 그가 유명 글쓰기 강사인 저자 명로진인지는 여태 모르고 있었다.

그가 ‘담배, 군대, 눈물, 권력, 섹스, 축구… 등 남자의 본심을 엿볼 수 있는 46개의 단어를 뽑아 멋지게 정의해 놓은 작품이었다. 이 책은 “정말 멋진 남자란 어떤 남자일까?”라는 의문에 대한 대답이기도 해서 한 단어를 배워(?)갈 때마다 ‘역시…!’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외모, 팜파탈, 컬렉션 등… 단원 하나하나 학습할 때마다 “이것도 재미있어”, “이게 더 적절한 표현이야”, “이건 더 감동적인데” 읽을수록 이렇게 판단이 계속해서 바뀐다.

 

저자는 마지막 단어를 ‘자유’로 선택하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고 실토한다. “배부른 돼지가 되어 천천히 멸망해 갈 것인지, 배고픈 게르만민족이 되더라도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누릴 것인지, 그래서 최후의 승리하는 남자가 될 것인지 지금 여기에서 결정해야 한다.” 라고 끝맺음을 한다. 정말 흥미롭고 감동을 안겨주는 멋진 이야기는 책의 본문 속에 들어 있는데 그 알토란같은 내용들을 낱낱이 소개할 수가 없다. 너무 많아서이다.

문정왕후가 자기 아들 명종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남편의 아이일 뿐인 인종의 살해도 포함) 했던 ‘엄마’ 이야기나, 좋든 싫든 아들의 내면에는 그 모습이 들어있다는 ‘아버지’에 대한 내용을 읽다보니 아직 젊은 남자인 우리 아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남자만을 위한 남자들의 교과서라지만 며느리들까지 읽는다면 어찌 막을 도리가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