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는 사형수-모든 부모님께 일독을 권함

늘충고 2012. 12. 29. 19:37

나는 사형수

박철웅  
출판사 가디언   발간일 2012.11.26
책소개 용서받지 못할 살인마의 목소리!지상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시간, 877일 『나는 사형수』. 1979...

인간으로서 해볼 수 있는 일은 다해 본, 돈도 쓸 만큼 써 보았으며 수많은 여자들을 안아 보았고,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자가용으로 다니기도 했다고 스스로 밝힌 박철웅. 쾌락과 방탕한 생활을 쫓던 전과4범인 그는 사채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감행했으나 마음먹은 대로 뜻을 이루지도 못하고 증거를 없앤다는 완전범죄만을 믿고 세 명의 목을 졸라맨 후 자신의 집 마당에 묻었다. 결국은 잡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금당 부부 살해범 박철웅은 1980년 강도 살인, 시체 은닉,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사형이 확정되었다.

 

기독교에 귀의했고 사형 확정 후 옥중에서 생의 마지막 2년 6개월 동안 매주 금요일에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양순자 교화위원의 도움으로 독실한 신앙생활과 회개의 나날을 보내며 저지른 죄악을 뉘우치고 새로운 인간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는 교도관 이상으로 다른 재소자 교화에도 이바지했다. 1980년 3월 20일부터 양 교화위원에게 보낸 참회의 편지를 작품으로 정리한 책이 《나는 사형수》이다.

 

그는 방탕한 세월 속에서 잘못 살아온 참회의 심경을,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었고 상처받고 있을 그 가족에 대한 속죄의 마음과 미안함을 양 교화위원을 통해 전하고 있다. 박철웅은 죽음을 기다리는 877일 동안 그의 생에 있어 가장 인간적인 따뜻한 순간을 보내게 된다.

1980년 4월경 교도소 당국에 자신의 신체 전부를 집행 뒤에 남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 줌의 재까지 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바치고 가겠다는 그의 유언에 따라 8명에게 그의 장기가 기증되어졌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에도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고 하니 박철웅이 죽음에 이르기 불과 몇 개월 전, 마음 내키는 대로 들짐승과도 같이 살았던 분별없는 그의 행동을 왜 어느 누구도 바로잡아주지 못했는지 안타깝기만 했다.

 

이 책이야말로 내가 근래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되었다. 자신이 직접 행한 일상의 진지한 기록이라 어떤 소설 보다 흥미 있고 실감이 나서 짧은 시간에 독파했다. 마음을 뜨겁게 울리는 감동이 곳곳에 스며있었다. 그런가 하면 섹스와 유흥에 빠진 그의 분별없고 난잡한 행동이 점철된 굽이굽이 줄거리에서 드러난 끝없는 몰염치와 인간 이하의 판단, 이기주의적인 수단 방법들은 철없는 청소년들이 혹시나 본받을까 두렵다. 절대로 부모의 지도 없이 읽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청소년을 둔 모든 부모, 특히 부모를 겁내지 않는 청소년을 둔, 돈 씀씀이가 헤픈 그런 자식을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고 자식 훈육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